[고창]고인돌에서 보리밭까지, 아주 특별한 고창여행

Posted by 내일인화

2014. 10. 10. 14:46





고창


대구에서 가려면 광주 터미널까지 세 시간가량 걸려서 간 다음, 다시 고창까지 한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여간 큰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한 번쯤은 방문을 해도 좋을 곳이 바로 고창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고인돌 밀집 지역이자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 곳, 구름이 내려앉은 듯한 하얀 메밀꽃밭으로 뒤덮인 고창으로 다녀왔다. 





고창읍성에 도착했다.

1453년경에 왜침을 막기 위하여 전라도민들이 축성한 자연석 성곽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뽑힐 만큼 고즈넉하고 잔잔한 풍경을 선사하는 

고창 읍성에는 전래되어 오는 놀이가 하나 있다.


바로 답성 놀이이다. 

작은 돌을 하나씩 머리에 이고 성을 도는 것인데,

한 바퀴를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무병장수를 하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음력 9월 9일에는 답성 놀이를 재현하고 있다고 한다.





성곽을 따라 느긋한 마음으로 산책을 하며 내려다보는

탁 트인 고창 읍내 풍경이 평화롭고 좋다.





가을의 따사로운 볕과 가끔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고창에 도착한지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나는 벌써 고창이 마음에 들었다.





이곳은 3.1 독립만세 터이다.

1919년 3월 21일, 고창 청년회원, 고창 보통학교 학생 2백여 명이 이곳에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고창읍성에서 볕을 쬐며 산책을 한 후, 옆에 위치한

고창 판소리 박물관을 방문하였다. 


개관 시간

동절기: 9:00~17:00

하절기: 9:00~18:00

휴관일: 1월 1일, 매주 월요일


입장료는 어른 800원, 청소년 500원이며

어린이와 노인은 무료이다.





고창 판소리 박물관은 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를 다루는 전통예술 박물관이다.

판소리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음원을 들어볼 수 있다.





광대의 독공장소였던 계곡 등이 재현되어있다.

이런 인적이 드문 산속에서 광대들은 판소리 연습을 하고 득음을 하였다고 한다.

득음한 광대처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소리굴도 마련되어 있다.





판소리 체험도 해볼 수 있었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로 시작하는,

판소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정응민 바디 춘향가 중 <자진 사랑가>를 배워보았다. 




세계문화유산인 고창 고인돌 유적을 방문하였다.

고창 고인돌 박물관은 청동기 시대의 각종 유물 및 생활상 등을 재현해두었다.

건물 역시 고인돌을 상징하는 모습이다.





박물관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모로모로 탐방 열차에 탑승하였다.

고인돌 유적지와 고창 고인돌 박물관 사이의 비교적 먼 거리를 왕래하는 꼬마기차이다. 





코스모스가 한창 피어있어서 정말 예뻤다.

열차는 박물관을 출발하여 40여 분에 걸쳐 고인돌 집결지를 통과하고 다시 박물관에 도착한다.

기차를 타고 달리며 가을의 시원한 바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넓게 고인돌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고창엔

1,600여 개의 고인돌들이 모여있으며,

특히 고인돌 박물관 부근에만 447기의 고인돌이 분포해있다.





다음 방문지는 미당시 문학관 및 생가이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향에 세워진 문학관은

미당 선생의 유품 5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미당의 시심을 느낄 수 있었다.






해가 느지막이 지는 오후에 선운사를 방문하였다.

사방에 만개한 꽃 무릅이 노을을 받으며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누가 세운 걸까?

선운사로 올라가는 길 곳곳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져있던 돌탑들.





해가 점점 지고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 산을 올랐다.

땀에 흠뻑 젖어 도착한 선운사 도솔암 마애여래좌상.

석조 불상이 미소 지으며 나를 반겨주었다.

고려 초기에 새겨진 거대한 불상은 결가부좌 한 자세로 연화 대좌 위에 앉아있다.





그리고 정상에 다다라 본 모습.

급하게 올라온다고 매우 힘들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광경에 어느새 땀이 시원하게 식었다.





둘째 날의 첫 목적지는 책마을 해리.

작은 시골 마을에 위치한 이곳을 찾아 나섰다.





책마을 해리는 폐교된 라성 초등학교 건물에 터를 잡고 있다. 

책마을은 활자 꾸미기, 글/그림 만들기, 편집하기, 전통방식으로 제본하기 같이 책을 둘러싼 다양한 체험 및 캠프를 주최한다. 






책마을 해리에는 어린이 청소년 책을 정리한 버들눈작은도서관,

책마을 자료관, 누리 책공방,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책 감옥, 

책마을텃밭, 나성 사진관, 그리고 방문자 숙소인

별 헤는 집과 꽃 피는 민박이 있다. 





시골 초등학교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마을 해리의 전경이다.





누구나 한 권의 책, 한 개의 도서관이라는 수식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의 도서관을 여는 것이 목표를 책마을 해리,

학교와 단체에서 다양한 출판 캠프 체험을 위하여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청보리밭이다.

100만 제곱미터의 광활한 면적의 보리밭이 펼쳐진 이곳은,

봄에는 청보리밭, 가을에는 메밀꽃밭으로도 유명하다.

청보리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입하 전후이며, 메밀꽃은 9월 초부터 핀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고창 MTB 파크.

고창은 이미 산악자전거 마니아들로 부터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문 산악자전거 공원으로, 코스 길이가 총 15km에 달한다고 한다.





오랜 역사와 찬란한 문화유적,

그리고 다양한 즐길 거리까지 가진 고창.


이번 가을엔 풍요로운 도시 고창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