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하느님의 이력서
재밌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신의 의인화를 재밌게 잘 풀어냈다. 하느님이 인간이 자신의 실패물이라고 인정할 때 괜시리 꽁기하기도 하고.
나도 인간이니까! 우린 실패물이 아냐! 잘살고 있다고.
여튼 위트있어서 마음에 든 책. 이 와중에 침착한 면접관 정말 귀여웠다 ㅋㅋㅋ그리고 넙죽 엎드리지 않고 인간을 잘 대변해준 것 같아 고맙다.
면접관이 할 말은 다 했다고. 그리고 교황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력보소 ㅋㅋㅋㅋ
내가 원했던 만큼 진지해지진 않았다. (애초에 굵은 책은 아니다.) 삽화가 아기자기하고 마음에 들었다.
만약에 신이 있다면, (그리고 성경이나 그리스신화처럼 인격이 있는 신이라면) 정말 슬플 것 같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사람들이 자기를 안믿어 주니까.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대라고 삿대질하며 비웃는 사람들을 보며
얼마나 답답할까 ㅋㅋㅋㅋㅋ 사실 애초에 이 우주가 생긴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고 확인해 볼 수도 없는데, 우주는 존재하잖아.
나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그냥 그런 신이 있다면 정말 우울증에 걸려있을 것 같다.
사람들이 고래도 막 죽이고. 여튼 화날 듯. 신이 없으면, 그러면 고래를 막 죽여도 되는거야?
신은 없어도 카르마는 있을 수도 있잖아.
8시 34분 대기업 본사의 경비원이 하느님이 여자처럼 원피스를 입었으며,
수염을 너무 길게 길렀다는 이유로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개중에는 기어코 그 꼭대기에 올라가서 산 뒤에 뭐가 있는지 살펴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소."
"...어쨋거나 나는 더이상 인간을 신뢰하지 않소."
"인간들도 더 이상 하느님을 믿지 않죠."
"그렇다면 무승부로군."
나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으신다면, 정정당당하게 말씀을 하시던가,
아니면 용기있게 나를 해고하시면 됩니다.
(교황)
당신은 당신이 그 높은 곳에서 혼자 심심해하는 동안,
우리가 여기서 웃고 떠드는 소리를 들으면 환장하실 겁니다.
(교황)
나를 위해서 너무 많이 기도하지는 마십시오.
그렇게하면 내가 불행해지지나 않을지 염려됩니다.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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