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가볼만한 곳)경주벚꽃, 보문정

Posted by 내일인화

2014. 4. 27. 00:43



봄이다. 
길고 긴 겨우내 앙상한 가지만 삐걱거리더니 어느 순간 온 세상이 하얀빛으로 물든다. 
겨우살이를 하느라 지겨웠는지 이파리보다 먼저 새하얀 꽃망울이 터져 나온다. 

우리가 경주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물론 경주 전역에 산발적으로 만개한 벚꽃 때문이다. 
(따뜻한 봄이니 그 유구한 역사는 잠시 젖혀두도록 하자) 

그중 많은 이의 발길을 붙드는 곳은 단연 화사한 일만여 그루의 벚꽃길이 아름다운 보문단지. 
보문단지 안의 작고 조용한 정원, 보문정으로 향했다.




교통정보

경주역에서 10번버스(중앙시장, 선덕여고, 경주월드)(성동시장) 승차 후,

  교육문화회관 정류장에서 하차 (약 33분)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신평동 보문한우 옆


<경주역에서 보문정으로 향하는 길>


그간의 아득히도 길었던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기지개인 걸까, 
경주 전역이 해사한 벚꽃으로 가득하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온통 새하얀 벚꽃이 만발해있다. 
경주역에서 보문정까지 가는 길은 삼십 분 남짓이지만 
온 세상이 눈부신 벚꽃 도로를 달리면 내리는 길이 아쉽기만 하다.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맞은편의 작은 공원이 보문정이다. 
그 흔한 표지판도 없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에게, 여기가 보문종이라고?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된다. 
보문종은 CNN 사이트를 통해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장소'로 소개된 장소이기도 하다. 

첫인상은 그저 작고 조용한 공원이지만 
보문정의 진짜 매력은 오리 연못 둘레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나타난다. 
하늘 아래 만개한 벚꽃 사이를 걸으면 고즈넉한 한국 정원에 서서히 매혹될 것이다. 
사람 반 벚꽃 반이라는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무릉도원을 걷는 것 마냥 한적하고 아늑하다.



보문정의 유명한 왕벚나무. 겨우내 꽃 한 송이 안 비추다가 
이렇게 날이 따뜻해지자마자 큰 나무 가득히 꽃망울이 환상적으로 터져 나온다. 
실제로 눈앞에 서면 압도적일 정도다.




바깥에서 보는 것보다 안이 더 크다. 
바깥에서 보면 평범해 보이는 보문정이지만 일단 들어와 보면 다르다. 
비밀의 정원이라도 되는 것 마냥 보문종 안은 환상적인 벚꽃으로 어지럽다. 

꽃 비가 내리는 것 마냥 흐드러진 벚나무가 가득히 피어있다. 
가지가 휠 정도로 벚꽃이 주렁주렁 달려,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이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단군 동상도 있다>




보문단지를 찾아가려다 쓸쓸한 정자에 발이 이끌린 걸까,

산책하듯 여유롭게 보문정을 둘러보는 관광객들.


바쁜 세상과 잠시 손을 놓고 보문정의 느긋함에 녹아든다.


오랜만의 따뜻한 날씨에 표정들이 밝다. 

아이들도 벚꽃 한 송이씩 귀에 꽂고 해맑게 웃는다.

'자 여기 보고 웃어봐~' 커다란 카메라를 든 아빠가 소리친다. 

노부부도 다정하게 손을 잡고 벚꽃 사이를 걷는다.


다들 봄이다.



보문정의 정자. 조금 외로워 보이기도 하다.

정자 뒤편의 만개한 벚꽃이 어지러울 정도로 화사한 배경이 되어 많은 이들이 자세를 취해보는 곳. 
결혼사진을 찍으려도 오는 곳이다. 
단, 이곳엔 사람이 많으니 한적해질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보자.




워낙 아름다운 곳인지라 사진사들도 많이 방문한다. 

보문정의 아름다운 야경을 담기 위하여 대낮부터 기다리던 사진사들도 많았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사들을 따라다니면 눈동냥으로 꽤 괜찮은 사진들도 건질 수 있다. 



보문정에는 오리 연못 외에도 두 개의 작은 연못이 더 있다. 
연못에 비친 벚꽃과 연꽃잎이 수채화 같은 색채를 더한다.



오래 머물수록, 천천히 걸을수록 좋다. 

포근한 산들바람이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경주 보문정에는 한 폭의 고운 수채화가 펼쳤더라. 


자세히 바라보지 않으면 쉽게 지나칠 작은 정원, 보문정.

봄나들이로 보문정의 고즈넉함을 만끽하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