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가을에 물든 울진여행

Posted by 내일인화

2014. 11. 18. 23:17



경상북도의 북동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울진.

11월에는 단풍으로 한창 물든 울진을 여행했다.







울진에 도착하여 첫 점심 식사를 한 곳. 

토실한 강아지가 애살있게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점심으로는 소머리국밥을 먹었는데,

뜨끈한 국물이 온몸을 녹여주는게, 이제 정말 겨울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





첫 방문지는 불영사였다. 가는 길이 온통 울긋불긋하더라니, 

불영사 역시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거기다 갓 내린 비로 촉촉하게 젖어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불영사로 가는 길은 내도록 아름다웠다.

도시에서 학생의 본분에 충실하며 살다보면 

가을의 단풍을 놓치기가 일쑤인데, 불영사의 단풍이 그러한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주었다.





불영사로 가는 길은 깨끗하게 닦여 있었으며, 

고즈넉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불영사 계곡은 생태보호지역이며, 

보기 드문 꼬리진달래와 백리향을 비롯해 560여 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불영사는 주변의 자연환경생태 보존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천축산을 끼고 도는 불영사 계곡은 

단풍으로 생동감이 도는게 꼭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내년 가을엔 가족들과 다같이 방문하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돌을 몇 개 얹었다. 




불영사는 651년에 의상 대사가 창건했다고 하며, 다음과 같은 창건설화가 전해진다. 


의상 대사가 동해로 향하고 있던 중 계곡에 어린 오색의 서기를 발견하고 가 보니 연못 안에 아홉 마리의 용이 있었다. 

이에 도술로 가랑잎에 '火'자를 써서 연못에 던지니 갑자기 물이 끓어올라 용들이 견디지 못하고 도망을 쳤는데 

그 자리에 절을 지었다고 한다. 그 뒤 의상 대사가 다시 불영사를 방문했을 때 한 노인이 '부처님이 돌아오시는 구나'라고 하여 불귀사라고도 불렸다. 

(출처: 불영사 홈페이지)






문화해설사님과 함께 절을 돌며 법당 위에 작게 그려진 거북이도 찾고,

절 이곳저곳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불영사에는 인현왕후와 얽힌 이야기도 있다. 


인현왕후가 희빈 장씨의 모함으로 폐출을 당하고 자결을 결심하였을 때, 

꿈에 백발 노승이 나타나 말하기를 3일만 더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은 불영사의 중이라고 소개하였다. 

인현왕후는 이를 기이하게 여기고 3일을 더 기다렸더니 과연 왕이 복위시킨다는 전갈이 왔고 다시 왕후에 오르게 되었다. 


인현왕후는 이러한 꿈이 너무도 신기하여 불영사에 사람을 보냈는데 1516년에 돌아가신 양성법사의 화상이 그와 같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은공을 갚기 위하여 불영사를 중심으로 사방 10리 안에 있는 땅을 불영사에 시주하였다고 한다.






첫째날의 일정을 마치고 민박집으로 들어와 저녁식사를 하였다.





둘째날은 아침부터 금강소나무숲길 1구간을 걷는 일정이었다. 

도천리에서 소광리까지 걷는 것으로, 약 13.5km를 걷는다.

탐방은 예약제라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또한 가이드를 동반해야하는데, 금강소나무 숲길을 보호하고 동식물의 삶터를 보장해주기 위해서이다. 


가벼운 몸풀기 운동을 하고 우리는 숲길로 출발했다.







울진내성행상불망비이다.

조선시대 말 울진과 봉화를 오가며 상행위를 하던 행상들이 접장 정한조와 반수 권재만의 은공을 기릭자 세운 것이다. 

이 불망비는 보기 드물게 철로 만든 비로, 당시 울진지역 상품의 유통경로와 장시를 이해하는데 역사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크다.






이렇게 숲 해설사님을 따라 함께 등반을 하였다.

비에 젖은 나무와 흙의 냄새가 상쾌했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사람만의 길이 아닌, 숲에 사는 많은 생명이 함께 이용하는 길이다. 

산양은 금강소나무숲길 주민 중 하나이다.





조령성황사이다.

보부상들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세운 성황당이다. 

보부상들은 이 성황당을 지날 때 신변의 안전과 성공적인 행상을 기원하였다. 






이 금강송 군락지는 우리 전통 소나무의 원형을 가장 완전하게 보전함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금강송 목재는 왕궁과 종묘 등 국가의 중요한 건축에만 사용되며, 붉은빛을 띈다. 


[부산]우리 옷을 입은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부산 한복데이

Posted by 내일인화

2014. 10. 28. 00:26





한국의 미, 하면 누구나 단숨에 떠올리는 한복.

한복의 세계화를 늘 꿈꾸며 우리의 것, 전통미를 내세우지만 

정작 한복의 고향인 한국에선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


일본 기모노의 일상화, 중국 치파오의 현대화를 보며,

한복이 특별한 날 입는 특별한 옷으로 인식되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더 어우러지는 옷으로 다가오길 바란다.


10월 4일, 전국에서 한복데이가 개최되었고

우리는 그중 부산, 광안리로 향하였다.



[장소]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교통정보]

버스: 40, 41, 83-1 45분 소요


[시간]

오후 2시-오후 10시


[참가비]

한복 대여비 10,000원





부산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광안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시간은 40분 정도 소요된다.





광안리 해수욕장에 도착하자 탁 트인 바다와 짠 소금 냄새가 우리를 반겼다.

바람이 다소 강해 모래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선선한 가을 날씨와 따사로운 햇볕이 좋았다.

들어서는 길부터 스태프들과 참가자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한복 대여는 12시부터 시작되었으나 이미 몇 시간 전부터

한복을 빌리기를 희망하는 사람들로 줄이 만선이었다.


한복 대여료는 10,000원이며 물품 보관료도 따로 받는다.

하이힐, 슬리퍼, 쪼리 등의 신발을 신고 오면 절대 대여할 수 없다는

공지를 미리 익히고 왔는지 많은 사람들이 깔끔한 운동화나 단화를 신고 있었다.


친구들끼리 온 사람들도 있었고 연인끼리 온 이들도 있었다. 

간혹 외국인 친구들을 데리고 온 무리도 눈에 띄었다.

모두들 고운 빛깔의 한복을 체험할 생각에 설레 보였다.






살림 풍물패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흥겨운 풍물놀이에 긴 줄에 지친 사람들도 흥겨워했다.


공연은 모두 3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풍물놀이, 오케스트라 공연, 마술 공연, 비보이 공연, 버스킹 공연, 한국 무용 공연, 국악공연 등의 

다양한 공연이 알차게 준비되어 있다.


또한 3부는 미스코리아와 함께 하는 한복 패션쇼, 시민 대동춤, 강강수월래, 대동놀이 등 

참가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연들로 구성되어 있다.






스태프들이 맞춰 입은 티셔츠 역시 

한복을 입고 있다는 설렘과 자부심을 고무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오케스트라 공연 전에 사회자가 나와 오프닝을 열었다.

줄이 길어 대기시간이 길어진 점과 한복 수량이 부족한 점에 대하여 양해를 구하였다.


주최 측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통제가 조금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다.





고운 한복을 입고 오케스트라 연주를 한 DOMO 팀.






점심시간이 되어 부산에서 빼놓으면 섭섭한 부산 밀면을 먹으러 갔다.

밀면을 육수에 말아 먹는 부산의 전통 음식으로, 고명으로 삶은 계란과 깨, 육수 등이 올라간다.

아삭하고 잘 익은 김치가 올라가 얼큰한 맛이 났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부산으로 향해서 허기져 있던 탓에 허겁지겁 맛있게 먹었다.


주최 측에서 부근 식당들을 섭외해두었기 때문에

한복을 입고 방문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토로토로키친, 카페 프리모, 아씨삼계탕, 맘스터치, 탐앤탐스 등 스무곳)






점심을 먹고 나오니 축제가 활성화되고 있었다.

한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고

광안리 해수욕장이 총천연색으로 물들었다.







캘리그라피 부채, 소원팔찌, 한복 무료 리폼, 색종이 한복 전시 등의 부스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캘리그라피 부스는 인기가 많아 만선이었다.

한복을 입고 예쁜 글귀가 쓰인 부채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왕왕 보이길래

나도 줄을 서서 두 장 받았는데, 정말 예쁘게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이제 첫 발자국을 뗀 부산 한복 축제지만 

부산의 명물로 자리 잡아 한복의 일상화에 큰 몫을 기여할 가능성이 보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더 이상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고창]고인돌에서 보리밭까지, 아주 특별한 고창여행

Posted by 내일인화

2014. 10. 10. 14:46





고창


대구에서 가려면 광주 터미널까지 세 시간가량 걸려서 간 다음, 다시 고창까지 한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여간 큰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한 번쯤은 방문을 해도 좋을 곳이 바로 고창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고인돌 밀집 지역이자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 곳, 구름이 내려앉은 듯한 하얀 메밀꽃밭으로 뒤덮인 고창으로 다녀왔다. 





고창읍성에 도착했다.

1453년경에 왜침을 막기 위하여 전라도민들이 축성한 자연석 성곽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뽑힐 만큼 고즈넉하고 잔잔한 풍경을 선사하는 

고창 읍성에는 전래되어 오는 놀이가 하나 있다.


바로 답성 놀이이다. 

작은 돌을 하나씩 머리에 이고 성을 도는 것인데,

한 바퀴를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무병장수를 하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음력 9월 9일에는 답성 놀이를 재현하고 있다고 한다.





성곽을 따라 느긋한 마음으로 산책을 하며 내려다보는

탁 트인 고창 읍내 풍경이 평화롭고 좋다.





가을의 따사로운 볕과 가끔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고창에 도착한지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나는 벌써 고창이 마음에 들었다.





이곳은 3.1 독립만세 터이다.

1919년 3월 21일, 고창 청년회원, 고창 보통학교 학생 2백여 명이 이곳에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고창읍성에서 볕을 쬐며 산책을 한 후, 옆에 위치한

고창 판소리 박물관을 방문하였다. 


개관 시간

동절기: 9:00~17:00

하절기: 9:00~18:00

휴관일: 1월 1일, 매주 월요일


입장료는 어른 800원, 청소년 500원이며

어린이와 노인은 무료이다.





고창 판소리 박물관은 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를 다루는 전통예술 박물관이다.

판소리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음원을 들어볼 수 있다.





광대의 독공장소였던 계곡 등이 재현되어있다.

이런 인적이 드문 산속에서 광대들은 판소리 연습을 하고 득음을 하였다고 한다.

득음한 광대처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소리굴도 마련되어 있다.





판소리 체험도 해볼 수 있었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로 시작하는,

판소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정응민 바디 춘향가 중 <자진 사랑가>를 배워보았다. 




세계문화유산인 고창 고인돌 유적을 방문하였다.

고창 고인돌 박물관은 청동기 시대의 각종 유물 및 생활상 등을 재현해두었다.

건물 역시 고인돌을 상징하는 모습이다.





박물관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모로모로 탐방 열차에 탑승하였다.

고인돌 유적지와 고창 고인돌 박물관 사이의 비교적 먼 거리를 왕래하는 꼬마기차이다. 





코스모스가 한창 피어있어서 정말 예뻤다.

열차는 박물관을 출발하여 40여 분에 걸쳐 고인돌 집결지를 통과하고 다시 박물관에 도착한다.

기차를 타고 달리며 가을의 시원한 바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넓게 고인돌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고창엔

1,600여 개의 고인돌들이 모여있으며,

특히 고인돌 박물관 부근에만 447기의 고인돌이 분포해있다.





다음 방문지는 미당시 문학관 및 생가이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향에 세워진 문학관은

미당 선생의 유품 5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미당의 시심을 느낄 수 있었다.






해가 느지막이 지는 오후에 선운사를 방문하였다.

사방에 만개한 꽃 무릅이 노을을 받으며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누가 세운 걸까?

선운사로 올라가는 길 곳곳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져있던 돌탑들.





해가 점점 지고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 산을 올랐다.

땀에 흠뻑 젖어 도착한 선운사 도솔암 마애여래좌상.

석조 불상이 미소 지으며 나를 반겨주었다.

고려 초기에 새겨진 거대한 불상은 결가부좌 한 자세로 연화 대좌 위에 앉아있다.





그리고 정상에 다다라 본 모습.

급하게 올라온다고 매우 힘들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광경에 어느새 땀이 시원하게 식었다.





둘째 날의 첫 목적지는 책마을 해리.

작은 시골 마을에 위치한 이곳을 찾아 나섰다.





책마을 해리는 폐교된 라성 초등학교 건물에 터를 잡고 있다. 

책마을은 활자 꾸미기, 글/그림 만들기, 편집하기, 전통방식으로 제본하기 같이 책을 둘러싼 다양한 체험 및 캠프를 주최한다. 






책마을 해리에는 어린이 청소년 책을 정리한 버들눈작은도서관,

책마을 자료관, 누리 책공방,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책 감옥, 

책마을텃밭, 나성 사진관, 그리고 방문자 숙소인

별 헤는 집과 꽃 피는 민박이 있다. 





시골 초등학교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마을 해리의 전경이다.





누구나 한 권의 책, 한 개의 도서관이라는 수식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의 도서관을 여는 것이 목표를 책마을 해리,

학교와 단체에서 다양한 출판 캠프 체험을 위하여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청보리밭이다.

100만 제곱미터의 광활한 면적의 보리밭이 펼쳐진 이곳은,

봄에는 청보리밭, 가을에는 메밀꽃밭으로도 유명하다.

청보리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입하 전후이며, 메밀꽃은 9월 초부터 핀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고창 MTB 파크.

고창은 이미 산악자전거 마니아들로 부터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문 산악자전거 공원으로, 코스 길이가 총 15km에 달한다고 한다.





오랜 역사와 찬란한 문화유적,

그리고 다양한 즐길 거리까지 가진 고창.


이번 가을엔 풍요로운 도시 고창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